후지필름(Fujifilm)이 30일(현지시간) 자기테이프 생산능력을 5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생성AI(generative AI) 확산으로 데이터 보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 규모는 약 100억 엔(약 6,300만 달러)이며, 생산능력 증가폭은 2025회계연도 생산량을 기준으로 한다.

오다와라 사업장에 LTO 테이프 전용 투자

투자는 가나가와 공장 오다와라 사업장에 집중된다. 후지필름은 이번 투자가 지금까지 회사가 LTO 테이프 전용 설비에 단행한 것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사업은 2026회계연도부터 2028회계연도까지 진행되며, 제조 설비 확대와 인력 충원에 쓰인다. 주력 생산 제품은 최신 세대인 'LTO 울트리움10(LTO Ultrium10)' 테이프다.

후지필름은 생성AI가 전 세계 데이터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륨 페라이트에서 하이브리드 입자까지

후지필름의 자기테이프 사업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첫 LTO 울트리움 테이프를 내놨고, 2011년에는 바륨 페라이트(barium ferrite) 자성 입자를 사용한 테이프를 업계 처음으로 상용 생산했다. 2025년 선보인 LTO 울트리움10은 바륨 페라이트에 스트론튬 페라이트 기술을 결합한 '미세 하이브리드 자성 입자'를 적용한 첫 제품이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압축·비압축 저장 용량도 상당 폭 늘어 왔다.

랜섬웨어 대비 에어갭 백업으로 주목

후지필름에 따르면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대용량 데이터를 비교적 저렴하게 저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기테이프 활용을 넓히고 있다. 테이프 카트리지는 네트워크에서 물리적으로 분리해 서랍이나 금고, 별도 시설에 보관할 수 있다. 후지필름은 이런 에어갭(air-gap) 특성이 데이터를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이 된다며, 사이버 공격이 정교해지면서 랜섬웨어 대응 수단으로 테이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는 오래전 테이프를 떠났지만 기업 시장에서는 테이프가 계속 쓰여 왔다. AI 학습·생성 과정에서 쌓이는 방대한 데이터의 장기 보관 비용과 보안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국내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업계에서도 테이프 기반 아카이빙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