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전체의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규제 논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백악관을 차지한 상황에서 정부와 의회가 맞서는 구도가 만들어졌고, 데이터센터는 그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출구조사로 확인된 데이터센터 반감
NBC 출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AI가 득보다 해가 많다고 봤다. 자기 동네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80%에 육박했다. 데이터센터가 투표에 결정적이거나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응답도 60%에 가까웠다.
친AI 성향 슈퍼팩(super PAC)이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하이오주는 오픈AI(OpenAI)가 엔비디아(NVIDIA)의 1000억 달러 넘는 금융 지원을 받아 500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를 검토해 온 곳이다. 이곳에서는 메타(Meta)가 70만 제곱피트 시설을 계획했던 카운티가 데이터센터 금지 조례를 통과시켰다. 주 곳곳의 지역사회도 건설 관련 안건에 압도적으로 반대표를 던졌다. 텍사스, 메인, 미시간, 네바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급속한 데이터센터 확대에 반대한 후보들이 당선됐다고 한다.
건설 유예·전력비용 분담 등 규제 시나리오
앞으로는 건설 유예(모라토리엄)가 늘어나거나,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전력망 증설 비용을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오하이오 주지사 당선자인 에이미 액턴이 데이터센터 확대에 큰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조지아와 텍사스 등에서 건설 지연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 차원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올해 발의한 법안이 거론된다. 이 법안은 전기요금 상승, 환경 피해, 주민 동의 없는 건설을 막을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를 전국에서 유예하자는 내용이다. 다만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있다.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이 낸 'GRID 절약법'은 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망 비용을 지역사회에 떠넘기지 못하게 한다.
텍사스 주지사 당선자 지나 이노호사는 데이터센터 주 단위 유예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데이터앤소사이어티(Data & Society)의 마이아 울루켐 프로그램 디렉터는 연방 조치와 별개로 주·지방 차원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투명성 불만이 AI 불안으로 번져
환경 문제도 쟁점이다.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가스터빈으로 전력을 대는 멤피스 데이터센터와 버지니아주 시설들이 대표적이다. 아마존(Amazon)은 캘리포니아 길로이에서 45년 전 용도지역 규정을 이용해 주민들이 잘 모르는 사이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지자체 공무원에게 비밀유지계약(NDA)을 요구하는 관행과 수십억 달러대 세금 감면도 불신을 키웠다.
한 사모펀드 임원은 사람들이 데이터센터 자체보다 AI에 대한 불안을 데이터센터에 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전면 동결이 AI 발전과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어, 실제 입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 이 시설에 의존하는 AI 기업의 투자 계획과 국내 반도체·전력 기업의 수요 전망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