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산업에 비판적인 민주당 후보들이 텍사스를 비롯한 전국에서 승리하면서, 기술업계 일각에서 우주 데이터센터(space-based data center)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지 시각 4일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은 연방 상·하원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우주 데이터센터 매력적"

스페이스X(Space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개표 결과가 굳어진 5일 새벽 X에 "우주 데이터센터가 지금 꽤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머스크는 공화당 후보 지원에 4억 달러(약 5,600억 원) 이상을 쏟았지만, 이들이 모두 낙선했다고 와이어드(WIRED)는 전했다. 투자자, AI 연구자, 벤처캐피털 관계자들도 비슷한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수중 데이터센터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궤도 컴퓨팅에 뛰어든 기업은 여럿이다. 구글(Google)은 '데이터센터급 TPU'를 실은 위성을 발사했다고 밝혔고, 스페이스X는 이르면 2027년 말부터 수천 기의 AI 위성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루오리진(Blue Origin)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궤도 데이터센터 시스템'용 위성 5만 기 발사 허가를 신청했다.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는 2025년 11월 엔비디아(NVIDIA) H100 GPU를 처음 궤도에 올렸다고 주장한다.

다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상보다 훨씬 비싸고,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키우기 어려우며, 위성 발사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텍사스 데이터센터 규제, 얼마나 달라질까

텍사스 데이터센터 업계의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화에는 제약이 따른다. 텍사스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했지만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다. 로버트 패터슨(Robert Paterson)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교수는 이 때문에 즉각적인 변화 시도는 "어느 정도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 텍사스 지부의 애드리언 셸리(Adrian Shelley) 디렉터는 주지사가 행정명령을 내리거나 주 기관 임명직 인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환경품질위원회, 공공사업위원회, 수자원개발위원회 등은 위반 시 벌금을 물리거나 극단적으로는 허가를 취소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텍사스 개발업자는 허가가 승인된 시점의 조건을 보호받는 '기득권(vested rights)'이 강해 규제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패터슨 교수는 말했다.

카운티 권한 확대가 변수

중기적으로는 카운티 권한 확대가 거론된다. 텍사스 데이터센터의 절반가량이 도시 용도지역 규제가 닿지 않는 비편입 지역에 있다. 그러나 딜런 원칙(Dillon's Rule)에 따라 텍사스 카운티는 주가 명시적으로 부여한 권한만 행사할 수 있어 용도지역 규제 권한이 없다. 패터슨 교수는 신임 법무장관이 카운티 권한을 정한 주 지침을 조정할 수 있고, 반(反)데이터센터 정서가 정당을 가로지르는 만큼 분할된 의회에서도 카운티에 제한적 용도지역 권한을 주는 법안이 가능하다고 봤다.

셸리 디렉터는 "데이터센터가 이번 민주당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며 다음 입법 회기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가 주 의원이나 지역 지도자와 협력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 투자로 미국 내 전력·부지 확보가 핵심 변수가 된 만큼, 국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업계도 미국 현지 규제 환경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