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업계가 전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퇴역 항공기의 제트엔진을 개조한 발전기를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전력망 연결과 신규 터빈 공급을 수년씩 기다리는 일부 사업자가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개조 제트엔진으로 직접 전기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24개월이면 가동, 속도가 최대 장점

개조 제트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가동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스태드에너지(Rystad Energy)의 아우둔 마르티센 애널리스트는 NYT에 "핵심은 최대한 빨리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제트엔진 기반 설비를 쓰면 24개월 안에 데이터센터를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 북버지니아에서 100메가와트(MW)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는 약 7년이 걸린다. 세계 주요 발전설비 업체인 미쓰비시파워(Mitsubishi Power)의 한 임원은 지난주 블룸버그에 대부분의 발전 용량이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력 지연은 이미 사업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지난달 영국 러프턴의 엔스케일(Nscale) 데이터센터에서 핵심 고객 자리를 철회했다. 현지 전력회사가 2030년대 초중반까지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xAI·크루소 등 도입 확산

NYT는 주 정부 허가와 위성 사진을 근거로, 일론 머스크의 xAI가 미국 미시시피에 개조 제트엔진 터빈 8기를 설치해 테네시주 멤피스의 콜로서스2(Colossus 2) 데이터센터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장비는 보잉 여객기에 흔히 쓰이는 GE 엔진을 재생산하는 프로에너지(ProEnergy)에서 공급받는다.

오픈AI(OpenAI)도 2025년 텍사스주 애빌린의 첫 스타게이트(Stargate) 부지에 가스터빈을 도입했다. 이 캠퍼스를 짓는 덴버 소재 스타트업 크루소(Crusoe)는 지난 4월 프로에너지의 개조 장비 13기를 주문했다. 크루소는 9월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는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과 맺으려던 12억5천만 달러 규모의 가스터빈 29기 구매 계약에서는 철회했지만, 터빈 사용 계획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데이터센터의 자체 발전을 장려하는 점도 이런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효율·환경 부담은 한계

개조 제트엔진은 일반 가스발전소용 터빈보다 효율이 낮고 오염 물질을 더 많이 내며, 같은 전력을 얻으려면 더 많은 대수가 필요하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전문가는 1~2년 안에 효율과 환경 문제가 더 중요해지면서 개조 제트엔진이 단기 대책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는 만큼, 전력망 접속 지연이 투자 일정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를 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