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 임원 회의실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엔지니어 압둘라흐만 알포잔(Abdulrahman Alfozan)이 재판 전까지 구금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미국 연방 치안판사 알렉스 체(Alex Tse)는 현지시간 19일 샌프란시스코 법정에서 열린 심리에서 보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판사 "사우디 정부 보증은 백지수표"
검찰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알포잔을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을 도주 우려의 근거로 들었다. 사우디 영사관이 보석 보증업체와 협력해 석방 자금을 대겠다고 제안한 사실도 제시했다.
체 판사는 "법원이 요구하는 만큼 내겠다는 백지수표처럼 보인다"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보증 대신 가족이 자산을 내놓는 방식에 더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석방되면 사건이 끝날 수 있다는 현실적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알포잔 측 변호인 윌리엄 퍼닉은 도주 우려가 근거 없다고 반박했다. 사우디를 위해 첩보 활동을 했다는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의 공간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개방된 회의실이었다고 주장했다. 심리 후에는 결정에 실망했다며 계속 다투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왕실 인사와 WhatsApp 연락
알포잔은 미국 영주권자로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고 있었다. 검찰은 그가 2025~2026년 내내 사우디 왕실 구성원과 왓츠앱(WhatsApp)으로 자주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법원 제출 문건에 따르면 이 인물은 사우디의 새 AI 사업에 참여하라며 귀국을 권유했고, 올해 5월 "사우디는 미국보다 당신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알포잔은 "100"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우디 정부가 체포 며칠 뒤 알포잔의 아내와 어린 아들의 귀국 항공권을 구매했다고도 밝혔다. 아내는 처형의 남편이 예약한 다른 항공편으로 먼저 출국했다. 변호인단은 이 항공권이 개인 자격으로 예매됐으며 아내가 학생 비자 갱신을 위해 출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당국은 구체적인 동기를 제시하지 않았다.
휴지에 감춘 녹음기와 챗봇 대화 증거
오픈AI는 9월 말 기밀 회의에 쓰이는 임원 회의실의 TV 뒤에서 휴지 뭉치에 감춰진 녹음 장치를 발견했다. 회사는 알포잔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뒤 이달 초 그를 해고했고, 직후 연방수사국(FBI)이 체포했다. 알포잔은 입사 1년을 조금 넘긴 상태였다. 오픈AI는 사무실에 가져온 가방에서 두 번째 장치도 회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알포잔이 AI 챗봇에 도청 장치 설치 방법을 문의한 대화 기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자택에서는 녹음 장치 부품이, 휴대전화에서는 다른 오픈AI 모니터와 회의실 사진이 나왔다고 한다. 장치 데이터는 암호화돼 실제 녹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호인은 부품이 스마트 고양이 화장실 개선 등 가정용 모니터링 프로젝트용이라고 주장했다.
알포잔은 통신 감청용 장치 사용 혐의 1건으로 최대 징역 5년에 처할 수 있으며, 검찰은 추가 기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검찰은 그가 오픈AI에서 받은 연봉 38만 5천 달러와 220만 달러 규모 성과급 등으로 도주할 자금이 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