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Anthropic)의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제공한 타원곡선 암호 시드의 생성 방식을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드는 2000년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가 표준화한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의 곡선 파라미터에 쓰였으며, 25년 넘게 생성 과정이 설명되지 않았다.
NSA가 제공한 ECDSA 시드, 25년간 풀리지 않은 의문
ECDSA는 타원곡선 기반 전자서명에 가장 널리 쓰이는 표준이다. NIST가 표준화한 여러 곡선은 NSA가 제공한 '시드'라는 시작값에서 파라미터를 만들어냈지만, 시드가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설명이 없었다. 이 때문에 암호학계에서는 백도어(뒷문)가 숨어 있을 가능성을 두고 의혹이 이어졌다. 이 수수께끼에는 현상금이 걸렸고, 아마추어 연구자들의 추적 시도도 있었다.
과거 NSA 직원이던 고(故) 제리 솔리나스(Jerry Solinas)는 시드가 우스꽝스러운 문구를 해시한 값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적이 있으나, 이번 분석으로 틀린 설명으로 드러났다.
클로드가 찾아낸 'lrand48' 난수 생성기의 흔적
앤스로픽에 따르면 시드는 C 언어의 단순한 난수 생성기 'lrand48'로 만들어졌다. 초기값으로는 1997년 5월부터 1998년 4월 사이의 유닉스 타임스탬프가 쓰였다.
클로드는 lrand48이 31비트만 출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부 시드의 최상위 비트가 체계적으로 0이라는 패턴을 포착했고, 이를 단서로 생성 방식을 특정했다.
백도어 가능성은 낮아져, 상금은 ISRG에 기부
앤스로픽은 이번 결과가 의도적인 백도어 가능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시드가 단순한 난수 생성기와 당시 시각에서 나왔다면 특정 취약 곡선을 노리고 고른 값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이는 앤스로픽의 해석이다.
앤스로픽은 현상금 3만 6,864달러를 인터넷보안연구그룹(ISRG)에 기부하기로 했다.
AI가 수십 년 묵은 암호학 의문을 단시간에 해결한 사례로, 암호 표준의 투명성 검증에 AI를 활용하는 흐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암호 표준 연구·검증 분야에도 참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