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보강 도구여야 한다"

마크 월버그는 16일(현지시간)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무대에 올라 영화 제작에서 AI가 맡을 역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할리우드가 AI 활용을 놓고 여전히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그는 제대로만 쓰면 업계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월버그는 자신이 피트 로즈 역을 맡는 전기영화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제작비가 큰 작품이어서 경기장 같은 배경을 보강하는 데 AI를 쓰는 방안을 얘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는 아이디어를 챗GPT(ChatGPT)에 넣어 대본을 뽑고, 실제 배우 없이 그대로 영화를 만드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이미 하고 있는 작업을 더 낫게 만드는 용도라면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야기 중심 영화 강조

월버그는 자신이 대규모 특수효과 영화를 여럿 경험했다고 돌아봤다. 첫 '쥬라기 공원'이나 '퍼펙트 스톰' 시절은 CG 기술이 최전선에 있던 시기였다고 했다. 예고편에 나온 거대한 파도가 그런 사례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의 충격을 주기 어렵기 때문에, 특수효과 중심 영화보다 진짜 이야기에 더 열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AI 복제' 가능성에는 열린 태도

테크크런치 편집장 코니 로이저스(Connie Loizos)는 배우의 신체·얼굴·동작·음성을 스캔해 AI 복제본을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아티스츠 에이전시(CAA)의 시설 'CAA 볼트'를 방문했는지 물었다. 월버그는 가본 적은 없지만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래에 자녀나 손주가 자신의 외모와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좋은 영화에 출연시켜 주면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출연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테드(Ted)'가 수십 년간 이어지며 AI로 재현된 자신의 목소리·모습이 쓰이는 일에도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이 더 이상 할 수 없거나 세상에 없더라도 관객이 원한다면 이어지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라는 취지다.

그는 사람들이 앞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얼마든지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실제 수요가 있다면 그 선택권을 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사점

배우가 사후 AI 초상 활용에 공개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밝힌 점이 눈에 띈다.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 유족의 권한 문제는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