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서 로봇으로 확장
엔비디아의 할로스는 2025년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자율 이동체에 안전장치를 구현하도록 돕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도구 모음으로 출시됐다. 엔비디아는 지난 6월 이를 로봇 분야로 넓힌 '할로스 포 로보틱스'를 공개했다. 창고의 자율이동로봇(AMR), 공장 안을 걸어 다니는 휴머노이드, 수술 로봇 등이 대상이다.
엔비디아의 아미트 고엘(Amit Goel) 로보틱스 생태계·엣지 컴퓨팅 총괄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I 모델과 로봇 하드웨어가 충분히 유능해지면서 다음 병목은 안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3월 한 팟캐스트에서 피지컬 AI 사업이 이미 연간 100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에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 피규어 AI(Figure AI) 등 로봇 기업에도 직접 투자했고, 중국 유니트리(Unitree)와는 연구용 '오픈 휴머노이드 레퍼런스 디자인'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드웨어부터 시뮬레이션까지 풀스택
안전 체계는 하드웨어에서 출발한다. 로보틱스·산업용 컴퓨팅 모듈 'IGX 토르(Thor)'에는 안전 관련 연산만 전담하는 독립 프로세서가 들어 있다. 고엘 총괄은 "피지컬 AI에서는 기능 시스템과 안전 시스템이 같은 실리콘 위에서 함께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할로스 운영체제는 모든 하드웨어 블록과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상시 감시해 고장을 빠르게 찾아내고, 안전이 중요한 연산을 다른 작업과 분리해 간섭을 막도록 설계됐다. '홀로스캔 센서 브리지'는 센서 데이터를 안전 관련 연산과 연결하면서 손상된 데이터를 쉽게 식별하게 해 준다. 여기에 가상 환경에서 로봇을 시험하는 시뮬레이션과,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안전 관련 산출물에 대해 빠른 피드백을 주는 검사 랩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자율주행차와 달리 로봇은 안전의 정의가 제각각이라는 점이 과제였다. 복도를 청소하는 로봇청소기와 하역장에서 무거운 짐을 다루는 지게차로봇의 안전 요건은 크게 다르다. 엔비디아는 개발사가 맞춤형 안전 기능을 정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되 기반 인프라를 해치지 않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첫 적용 사례와 파트너
에이질리티 로보틱스는 신형 휴머노이드 '디지트 5(Digit 5)'에 할로스를 가장 먼저 적용했다. 기존에는 작업 구역 주변에 설치한 외부 센서에 의존했지만, 이제 안전 센서와 하드웨어를 로봇 내부에 모두 담아 별도 인프라 없이 작업 장소를 옮길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도 안전 인증 프로그램의 초기 파트너로, 스팟과 스트레치, 모회사 현대차그룹 공장에 2028년께 투입될 수 있는 아틀라스까지 아우르는 안전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독일 키온그룹(KION Group)도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가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용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기반으로 자체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면서 할로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안전 인증 체계가 상용화의 관건으로 떠오르는 만큼, 현대차그룹과 LG 등 국내 기업의 대응도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