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작업 맥락·동작을 잇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인더스트리얼 넥스트(Industrial Next)가 공장 생산 라인의 재구성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로봇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13일(현지시간)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6의 스타트업 배틀필드 무대에서 기술을 공개했다.
기존 공장 자동화는 특정 작업과 제품에 맞춰 고정돼 있다. 생产 라인을 바꾸려면 재프로그래밍과 물리적 설비 교체가 필요해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린다. 인더스트리얼 넥스트는 비전, 작업 맥락, 동작을 연결하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로 구동되는 독립형 로봇 스테이션을 내세운다. 회사는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없이도 라인을 몇 분 만에 재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테이션은 재구성·결합해 여러 제품 라인에 재배치할 수 있고, 새 작업은 코드가 아닌 시뮬레이션과 시연으로 학습시킨다.
고정밀 시뮬레이션으로 데이터 부족 해결
로봇이 복잡한 물리적 작업을 익히려면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인터넷 데이터로 학습하는 AI 모델과 달리 로보틱스에는 그만한 데이터셋이 없다. 루카스 판카우(Lukas Pankau) 공동창업자는 이 문제를 실제 물리와 가까운 고정밀 시뮬레이션 엔진으로 풀었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가상 환경에서 공정 전반을 이해하도록 훈련해, 부품을 거의 보지 않고도 정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판카우 공동창업자는 일부 스테이션이 이미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중 하나의 생산에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얇은 플렉스 케이블을 끼우고 작은 커넥터 캡을 눌러 끼우는 등 제조사들이 수년간 자동화에 실패한 작업을 맡는다고 한다. 카메라 모듈과 버튼의 보호 필름을 떼는 스테이션은 사람과 같거나 빠른 속도로 100% 정확도를 냈고, 처음 보는 신형 모델과 라인으로 옮겨서도 같은 성능을 유지했다고 회사는 주장했다.
테슬라 출신 창업자, 완성차 전 공정 자동화 목표
2021년 설립된 이 회사는 테슬라 출신인 판카우와 앨런 판(Allen Pan)이 창업했다. 판카우는 테슬라 수석 전기 아키텍트를 지낸 뒤 웨이모(Waymo)로 옮겼고, 판은 테슬라에서 자율 공장 업무를 이끈 뒤 자율주행 기업 네오릭스(Neolix)의 최고 아키텍트를 맡았다. 두 사람은 최첨단 차량 기술이 수십 년 된 공장 설비에 발목 잡히는 현실을 겪으며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회사는 이날 BMW 그룹 테크놀로지 오피스와 협력해 자사의 AI 기반 정밀 조작 기술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판카우 공동창업자는 장기적으로 사람의 손이 전혀 닿지 않는 완성차 전 공정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피지컬 AI 경쟁이 휴머노이드 중심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이 사례는 소량 다품종 생산이 많은 국내 전자·자동차 부품 제조 현장에서도 유연 자동화 수요가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