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임상시험서 첫 환자 이식

사이언스코퍼레이션(Science Corporation)은 시력 복원 칩 '프리마(PRIMA)'를 스타가르트병(Stargardt disease) 환자에게 처음 이식했다고 밝혔다. 맥스 호닥(Max Hodak) CEO는 13일(현지시간)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무대에서 이 사실을 공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식 수술은 지난 5월 호주 시드니안과병원(Sydney Eye Hospital)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환자는 첫 재활 세션에서 글자 하나를 인식했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스타가르트병은 망막 바깥층의 빛 감지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유전성 질환으로, 시야 중심부의 암점이 점차 커진다. 현재 완치법이 없으며 전 세계 약 15만 명이 이 병으로 시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마는 이미 유럽에서 노인성 황반변성의 진행형인 지도형 위축 환자용으로 상용화돼 있다.

인공 광수용체처럼 작동하는 칩

환자는 약 1시간의 시술로 광수용체가 퇴화한 눈 뒤쪽에 작은 칩을 이식받는다. 이후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착용하면 안경이 보낸 영상을 칩이 받아 인공 광수용체처럼 시각 신호를 만든다. 호닥 CEO는 뇌에서 시각이란 시신경을 따라 전달되는 전기 활동일 뿐이라며, 시신경이 뇌에 신호를 제대로 보내도록 하면 시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이식된 장치는 2mm×2mm 크기로, 호닥 CEO의 표현대로 '빨대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 컬러 광시야가 아니라 중심 시야의 일부를 흑백으로 선명하게 보여주는 수준이며, 한 번에 몇 글자를 읽을 수 있다. 회사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 안구 곡률에 맞는 더 큰 임플란트와 더 작은 전극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호닥 CEO는 차세대 제품이 내년 중 사람에게 적용될 것이며 5년 안에 정상 시력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력 복원 넘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로

호닥 CEO는 와우이식, 망막 보철, 운동 보철 등이 모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한 형태라며, BCI가 컴퓨터 제어를 넘어 폭넓은 의료기기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2021년 설립 당시부터 신경공학과 BCI 개발을 목표로 했으며, 먼저 기술의 효용을 입증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시력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BCI 센서는 뉴럴링크(Neuralink)처럼 뇌 조직에 삽입하지 않고 두개골 안쪽, 뇌 위에 얹는 방식이다. 호닥 CEO는 첫 임상 적응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누구나 아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라고 밝혔고, 뇌졸중도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기 목표는 뇌가 마음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이해하고 공학적 뇌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건강한 40대를 겨냥하지는 않지만 60~70대에는 많은 사람이 어떤 형태의 BCI를 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