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라웨어주가 추진하는 AI 에이전트 운영 법인 '인공지능 컴퍼니(AIC)' 구상을 두고 연방 의회가 조사에 나섰다. 제임스 코머(James Comer)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공화·켄터키)은 전날 맷 메이어(Matt Meyer) 델라웨어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관련 문서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코머 위원장 "책임 회피·규제 포획 우려"

코머 위원장은 서한에서 AIC가 강력한 AI 기업과 투자자를 무모하고 해로운 행위의 책임에서 보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 단위 AI 정책 뒤에서 경쟁을 막으려는 불투명한 세력이 규제 포획을 노릴 가능성도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번 조사가 주정부의 AI 규제 시도를 적절히 제한하는 연방 입법 논의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어 주지사실 대변인은 서한을 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업 제외 어떤 사업이든 가능

제출될 수 있는 법안 초안에 따르면 AIC는 은행업을 제외하고 영리·비영리를 가리지 않고 합법적인 목적이면 무엇이든 추진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법인의 사업과 업무를 관리하도록 지정되며, 계약 체결과 소송 제기·방어도 가능하다. 법안 초안을 주도적으로 작성한 변호사는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AIC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IC에는 법인 자본을 충분히 유지할 책임을 지는 단일 구성원(개인 또는 법인)이 있어야 하고, 법인은 활동 기록을 남겨야 한다. 구성원은 AIC의 행위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다만 사기나 고의적 법 위반에 이용했거나, 사업 목적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허용한 경우는 예외다.

델라웨어는 30개월간의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해 입법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샌드박스 구상은 2025년 7월 주지사가 서명한 결의안에서 출발했다. 델라웨어 국무장관은 법인 설립 수수료가 주 세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 구상은 AI 법률 에이전트를 만드는 노름 AI(Norm Ai)와의 민관 협력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 "과도한 책임 방패" vs "타 주도 경쟁"

델라웨어는 포춘 500대 기업의 약 3분의 2가 본사를 둔 법인 설립지다. 그만큼 제도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다. 앤드루 베이커 UC버클리 법대 교수는 정책적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채 지나치게 관대한 책임 방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페트린 요크대 교수는 다른 주들도 경쟁적으로 유사한 제도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안전 문제와 규제 하향 경쟁을 막으려면 연방 차원의 틀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의 법적 지위와 책임 소재를 어떻게 정할지는 국내에서도 AI 기본법 시행 이후 논의가 이어질 쟁점이어서, 델라웨어 사례의 향방이 참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