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절차 중 인수 의향 밝힌 디즈니

캐릭터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파산 절차를 시작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디즈니가 자사 지식재산권 일부에 대한 비독점 영구 라이선스를 2천만 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어떤 자산이 대상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디즈니가 플랫폼 자체를 넘겨받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 경우 초기에는 캐릭터AI 직원들이 전환 과정을 관리하게 된다. 다만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나타나면 디즈니가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할 수도 있다. 디즈니는 아동용 제품에 이 기술을 쓸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매체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1년 전엔 정지 경고장 보낸 디즈니

디즈니는 2025년 9월 캐릭터AI에 강한 어조의 중단 요구서를 보냈다. 디즈니 캐릭터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일부 챗봇이 아동에게 성적으로 착취적이거나 위험할 수 있어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이유였다. 이후 캐릭터AI는 플랫폼에서 디즈니 소유 캐릭터를 모두 삭제했다.

최근에는 캐릭터AI 전 최고경영자(CEO) 카란딥 아난드(Karandeep Anand)가 디즈니의 첫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픈AI(OpenAI)와의 제휴가 소라(Sora) 서비스 중단으로 무산된 뒤, 디즈니가 AI 분야에서 수익 기회를 찾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소송·규제 부담에 사업 지속 한계

캐릭터AI는 서비스 4년차로, 지난해 모든 서비스를 합쳐 월간 활성 이용자가 2천만 명을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4세 소년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겼다는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하는 등 법적 문제가 이어졌다. 현재 켄터키주는 챗봇이 자해를 조장했다며, 펜실베이니아주는 챗봇이 면허 의사 행세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회사는 파산 신청서에서 높은 개발·운영 비용에 소송 책임과 규제 대응이 겹쳐 현재 형태로는 충분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추정 자산과 부채는 각각 5천만~1억 달러 규모로 보고됐다.

서비스는 매각 기간에도 계속 운영되며 기존 구독도 유지된다. 다만 인수자가 나서지 않으면 플랫폼을 종료해야 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개인정보처리방침상 신원 정보, 음성 데이터, 대화 기록 등이 자산 매각 과정에서 이전될 수 있어 민감한 대화 데이터의 향방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환 과정에서 플랫폼 안전성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회사가 인정한 만큼, 디즈니 같은 인수 후보는 브랜드와 거리를 두고 기술만 확보하려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파산 기업의 데이터가 AI 학습용 자산으로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국내 AI 서비스 기업도 이용자 데이터의 양도 조건과 고지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