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는 AI가, 사람은 관리 역할로
에픽게임즈가 디즈니와 협업하는 신작 슈터 게임 개발 모델을 'AI 우선'으로 바꾼다고 블룸버그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을 아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한 내용이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사내 메시지에 따르면 개발자들은 앤스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같은 모델이 생성한 코드와 아트 자산을 관리하고 방향을 잡는 역할을 맡는다. 메시지에는 '더 이상 손으로 짜는 코드는 없다', 아트 자산은 '완전한 AI 워크플로로 생성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15억 달러 협업, 출시는 무기한 연기
에픽게임즈와 디즈니는 2024년 초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협업을 발표했다. 마블과 스타워즈를 소재로 한 슈터를 2027년 3월 내놓을 계획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인력 부족과 예상보다 더딘 개발 속도, 이번 AI 관련 개편이 겹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에픽게임즈 대변인은 'AI 가속 개발을 받아들이되, 이를 이끄는 것은 모든 일의 창작 동력인 에픽 개발자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팀 스위니(Tim Sweeney) 최고경영자(CEO)는 보도 직후 소셜미디어에 '개발자들을 재배치해 AI 가속에 맞게 체질을 바꾸는 큰 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썼다. 그는 '적은 인원으로 같은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더 많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게 하려는 것'이라며, 언리얼 엔진을 쓰는 모든 팀에 혜택을 확산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안팎의 엇갈린 시선
스위니 CEO는 그동안 AI가 게임 개발에 혁명을 가져온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6월 IGN 인터뷰에서는 소규모 팀도 방대한 캐릭터와 상호작용형 세계를 가진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스팀(Steam)이 요구하는 AI 사용 표기가 '의미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으로 거의 모든 제작에 AI 도구가 관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에픽게임즈는 올해 3월 '포트나이트 이용 감소'를 이유로 1,000명 넘는 직원을 감축한 바 있어, 일자리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포트나이트의 AI 목소리 다스베이더가 욕설을 반복해 핫픽스를 낸 일도 있었다.
올해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전 업계 종사자 2,300여 명 설문에서 생성형 AI를 업무에 쓴다는 응답은 36%였다. 용도는 조사·아이디어 구상(81%)이 가장 많았고 코드 지원(47%), 프로토타입 제작(35%)이 뒤를 이었다. 전면적인 AI 코딩과 아트 생성을 내세운 에픽게임즈의 시도는 업계 평균보다 훨씬 앞선 실험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