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파라미터 오픈웨이트 모델, 프리뷰 공개

미스트랄(Mistral)이 파라미터 1조 개 규모의 신형 모델 '미스트랄 라지 4(Mistral Large 4)'를 공개했다. 내부 별칭은 '르 청크(Le Chonk)'다. 누구나 사용하고 자신의 용도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방식이며, 현재는 프리뷰 형태로 제공된다. 정식 버전은 이달 말까지 나올 예정이다.

범용 모델과 경쟁하도록 설계됐지만 코딩과 사이버방어에 특히 최적화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제조, 금융, 전기공학 등 다른 대형 연구소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틈새 영역의 작업에도 맞췄다는 것이다. 기욤 람플(Guillaume Lample)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는 와이어드(WIRED)에 "다른 연구소들이 그다지 집중하지 않는 분야가 많고, 모델을 개선할 수 있는 영역도 그만큼 많다"고 말했다.

미스트랄은 르 청크를 중국 밖에서 개발된 오픈웨이트 모델 가운데 단연 가장 뛰어나고, 일부 상용 모델에 "매우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연구소들이 증류(큰 모델의 출력으로 작은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법)를 악용해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과의 격차를 줄였다고 비판해 왔는데, 미스트랄은 자사 모델을 처음부터 직접 학습했다고 밝혔다.

자금 유입과 지정학 변수

미스트랄은 오픈AI나 앤트로픽보다 자본과 컴퓨팅 자원이 적어 모델 성능, 매출, 출시 주기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폐쇄형 모델로 프리미엄 요금을 받는 미국 업체와 달리, 자체 클라우드에서 모델을 돌린 만큼 요금을 받는 종량제와 고객 맞춤 튜닝을 돕는 엔지니어 파견으로 수익을 낸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지난달 영국이 아닌 유럽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33억 달러(약 4조 원대) 투자를 240억 달러 기업가치로 유치했고, 최근 1년여 사이 수익이 20배 늘었다고 알려졌다.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긴장이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정교한 사이버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델의 배포를 일시 제한했다. 이후 미국산 모델이 통제를 벗어나 기업과 일부 외국 정부기관을 공격한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 규제 논쟁이 이어졌다. 백악관이 미국 연구소들에 미공개 모델을 영국 AI안전연구소에도 제공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럽정책연구센터(CEPS)의 안드레아 렌다(Andrea Renda) 연구이사는 7월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EU의 기술 주권 전략과 미국의 적대감 증대가 결합해, 성능이 화려하지 않았던 미스트랄을 유리한 위치에 올려놓았다고 진단했다.

"모델을 소유하는 것이 핵심"

미스트랄은 자국 시장에만 갇히는 것을 경계하며, 접근 통제 문제는 미국 기업에도 해당한다고 강조한다. 람플 수석과학자는 사이버 위협 방어를 폐쇄형 모델에 의존하면 방어망이 갑자기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 유럽 대 중국 구도를 부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모델을 소유하는 것"이라며 "폐쇄형 모델은 내일도 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오픈웨이트 모델이 이미 컴퓨팅 비용만 부담하면 돼 기업에 저렴하다고 설명하며, 르 청크가 상용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줄여 기업이 오픈소스를 망설일 마지막 이유들을 없앨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모델 접근성이 정치적 변수로 떠오르면서, 해외 AI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에도 오픈웨이트 모델은 공급망 위험을 낮출 선택지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