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이 주최하는 현미경 영상 공모전 '스몰 월드 인 모션(Small World in Motion)'에서 AI 사용 의혹이 제기된 1위 작품이 실격 처리됐다. 새 우승자는 베트남의 응우옌 남 녓(Nguyen Nam Nhat)으로, 작은 선충과 단세포 생물을 담은 영상으로 최고상을 받게 됐다.

희귀 호흡기 질환 아동의 섬모 영상

앞서 1위로 발표된 작품은 중국 칭화대의 닝 쉬(Ning Xu)가 출품한 영상이다. 희귀 호흡기 질환을 앓는 어린이의 기도에서 섬모가 움직이는 모습을 담았다. 그러나 발표 이후 AI 활용 의혹이 불거졌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일부 연구자는 영상에 구조적 이상이 있고, 세포 특징이 실제 세포생물학에서는 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점을 문제 삼았다. 원본 파일 안에서 AI 워터마크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쉬는 재구성된 흑백 이미지에서 특징을 구별하고 시각화하는 데 AI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험 영상이나 섬모, 그 움직임 자체를 AI로 생성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니콘은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출품작이 대회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

2~5위도 한 계단씩 상승

1위가 바뀌면서 나머지 수상자도 순위가 한 단계씩 올랐다. 독일 바이에른의 베네딕트 플라이어(Benedikt Pleyer)는 물방울 속에 떠 있는 해파리 유생 영상으로 2위에 올랐다.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앤드루 무어(Andrew Moore)는 이웃한 세포들의 동기화된 세포분열 영상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영국 에든버러 힙하리서치(Hypha Research)의 패트릭 히키(Patrick Hickey)는 거북덩굴 잎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의 움직임을 담아 4위가 됐다. 5위는 알록달록한 갯민숭달팽이(Cyerce kikutarobabai)가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한 이고르 아디메이코(Igor Adameyko)가 이름을 올렸다.

과학 이미지 공모전에 던진 과제

스몰 월드 인 모션은 1974년 시작된 니콘 스몰 월드 사진 공모전에서 갈라져 나와 2011년 출범했다. 광학현미경으로 보이는 세계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보여주는 것이 취지다. 이번 사례는 AI 기반 이미지 처리가 보편화하면서 과학 이미지의 '어디까지가 보정이고 어디부터가 생성인가'라는 기준이 공모전과 학술 분야 모두에서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